잘 세워져 가고 있는 공동체나 가정을 유심히 관찰해 보면 어떤 원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. 바로 기다려 준다는 것입니다. 왜냐하면 어떤 공동체의 구성원이 모두 똑같은 비율로 힘과 에너지를 쏟지 않기 때문입니다.
누군가는 힘을 아주 많이 쏟는 사람도 있고, 또 누군가는 겨우 자기 몫을 하는 사람도 있고, 또 누군가는 아주 작은 몫을, 또 누군가는 거의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. 그런데 또 누군가는 그것도 모자라서 다른 사람들의 힘을 빼기도 합니다.
그런데 이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을 가족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. 아이들이 어릴 때는 부모가 대부분의 몫을 합니다. 철들지 않은 아이들은 그 집 전체의 에너지를 다 잡아먹습니다. 그래서 부모들이 많이들 힘들어 합니다. 그런데 자녀들이 성장하고 철들기 시작하면 조금씩 조금씩 자기 몫을 하기 시작합니다.
마찬가지로 어느 공동체나 성숙한 멤버가 미숙한 멤버의 몫까지 해내는 것을 봅니다. 그래서 80:20이라는 ‘파레토의 법칙’이 있는가 봅니다. 20%의 사람들이 80%의 몫을 감당한다는 것이지요. 그러므로 성숙한 사람이면 미숙한 사람을 이상하게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.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입니다.
또 돌아보면 나 자신도 그렇게 미숙했던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. 처음부터 부모인 사람이 없고, 처음부터 리더인 사람이 없습니다. 우리는 모두 그 과정을 거칩니다. 그래서 더불어 사는 공동체 안에는 항상 성숙한 사람과 미숙한 사람이 섞여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.
또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어른의 자리에 있다가도 다시 아이가 된다는 것입니다. 우리 인생이 그렇지 않습니까? 언젠가 나도 그렇게 미숙한 자, 아니 그렇게 연약한 자가 될 수가 있음을 생각해야 합니다.
그래서 이렇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. 어린아이는 자기 한 몸 돌보기 힘들지만, 그래도 기다려주고 먹여주고 키워주면 어느 사이에 벌써 다 커 있는 성숙한 어른이 되어 있을 거라고, 그 아이가 성숙해지면 가정에도 공동체에도 책임을 느끼고 기여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, 우리는 그때까지 기다려주는 겁니다.
다만 그때까지 좀 더 성숙한 사람들이 자신의 가정을, 공동체를 짊어지고 가야 할 부담이 있습니다. 그러나 소망이 있기에 이겨낼 수 있습니다. 성숙한 사람은 기다려 줄 수 있습니다. 기다릴 줄 아는 새생명비전교회 가족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.
-목양실에서 원목사